[강기정 발언 후폭풍] 청와대 격분 “증권가 찌라시 읽은 듯 이번엔 각오해야 할 것”

입력 2010-11-02 22:14

청와대는 2일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김윤옥 여사 관련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전날 정진석 정무수석으로부터 강 의원 발언을 보고받고 진노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국무회의 석상에서 국회의원 면책특권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군사독재 시절에는 정치적 탄압으로 발언을 자유롭게 할 수 없어 보호를 받기 위해 부득이하게 국회에서 발언을 해야 했지만, 민주화된 지금은 그런 식으로 하면 국민에게 큰 피해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자율적인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도,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국회의원도 사실관계에 입각해서 국민의 대표로서 보다 정정당당하게 의정활동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에서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도 “각 부처 장관들은 당당하고 소신 있게 대응하고, 무엇보다 답변을 잘 해서 국민들에게 사실을 그대로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의원이 여의도 ‘찌라시’(증권가에 돌고 있는 정보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지)를 그대로 의정단상에서 읽은 것 같다”면서 “이번에는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소신 있게 행동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이지 결코 이를 남용해 개인 명예훼손이나 피해를 가져오자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따라서 신중하게 처신하는 것이 옳으며 제도적으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