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네가 살찌면 우리가 마른다”… 평양에 비판 삐라 나붙어
입력 2010-11-02 18:19
북한 평양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을 ‘살찐 곰’에 빗대어 비판한 반체제 전단(삐라)이 출현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과 중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풍자 삐라가 지난달 하순 평양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삐라는 평양 시내 공장 등의 벽에 붙어 있었으며, “3마리째 곰이 출현했다. 당신이 살찌면 우리들이 마른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북한 보안부대는 삐라의 부착 형태 등을 분석한 결과 외부세력이 아닌 북한 내부 불만세력이 유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현장 일대를 봉쇄하고 주민들을 샅샅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난 9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결정된 이후 북한 매체에 나타나는 뚱뚱한 김정은 모습이 일반 주민들에겐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반감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은하수’를 관람한 1일 동행한 간부 중 김정은을 첫 번째로 소개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된 이후 김 위원장 수행 간부 가운데 맨 먼저 거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김정은의 위상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