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발언 후폭풍] 민주도 “이건 아닌데… 사실 아닐땐 치명타” 우려
입력 2010-11-02 18:05
“로열 패밀리를 건드렸으니, 어떤 식이든 보복이 따를 것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2일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직접 겨냥해 의혹을 제기한 같은 당 강기정 의원에 대해 “정치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그는 “관련 의혹은 이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김 여사에게 돈을 건넸다는 내용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원내대표단도 발언 내용을 미리 알았다면 자제를 시켰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중진 의원은 “근거가 확실하다면 밝혀야겠지만 백에 하나라도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발언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강 의원 발언의 민감성 때문이다. 사실이 아닐 경우 본인은 물론 당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기를 건드렸다는 의견도 있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 의원이 정확한 물증 없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나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건드렸다고 거꾸로 생각하면 얼마나 신중을 기했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기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감지됐다. 10여명의 회의 참석자 중 박지원 원내대표만 공개 발언에서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한 여권의 공세를 반박했을 뿐 다른 의원은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당내 기류에 따라 민주당은 앞으로도 여권의 공세에 직접적인 대응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도 “일단 검찰의 수사 여부 등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