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남녀 고용평등… 14년동안 7.1%P 상승 그쳐
입력 2010-11-02 21:54
고용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를 나타내는 ‘성별 고용평등지표’가 14년 동안 7.1% 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오히려 지난해엔 고용평등지표가 전년도보다 악화돼 여성 근로자에 대한 차별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2일 발표한 ‘2009년 성별 고용평등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지표는 57.3%를 기록했다. 처음 지표가 산정된 1995년 50.2%를 기록한 뒤 14년 동안 50%대를 넘지 못했다. 매년 0.5% 포인트 정도 상승한 셈으로 물가 상승률, 금리 인상률보다 뒤처지는 수치다.
게다가 지난해 종합지표는 2008년(57.4%)보다 0.1% 포인트 하락해 98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고용평등지표는 고용 부문에서 남녀의 지위가 얼마나 비슷한지 나타내는 지표로 100%에 가까울수록 평등 수준이 높다는 의미다.
이 지표를 산출하는 데 쓰이는 하위 지표는 남녀의 임금근로자 비율(노동참여도), 시간당 임금비율(노동보상도), 관리직 비율(노동위상도), 상용직 비율(직업안정도) 등 4가지다.
지난해 노동참여도는 70.1%로 2008년에 비해 0.1% 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여성의 시간당 임금은 8927원(남성 1만2911원)을 기록해 노동보상도는 2008년보다 0.66% 포인트 떨어진 69.14%에 그쳤다.
직업안정도는 65.74%로 역시 2008년보다 0.61% 포인트 하락했다. 남성의 상용직 비율은 66.7%였지만 여성은 43.9%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여성 근로자 중 관리직의 비중은 0.33%로 남성(3.44%)에 한참 못 미쳤다. 노동위상도는 2008년에 비해 1.28% 포인트 높아져 하위지표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9.61%로 여전히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95년 이후 14년 동안 직업안정도는 63.29%→65.74%로 2.45% 포인트 상승에 그쳐 가장 낮은 상승세를 보였고, 노동참여도는 57.81%→70.01%로 12.20% 포인트 높아져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지만 고용 불안은 여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위상도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지표가 나빠진 것은 2008년 말 시작된 경제상황 악화로 여성이 남성보다 노동시장 참여도나 임금수준 등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