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쿠릴열도는 우리 땅”… 日에 또 일격
입력 2010-11-02 17:48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을 둘러싼 러시아와 일본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쿠릴열도를 지난 1일(현지시간) 전격 방문해 일본과의 영토분쟁을 점화시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또다시 일격을 가했다. 일본 정부는 2일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항의 표시로 러시아 주재 일본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쿠릴열도 방문 뒤인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KremlinRussia_E)에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 해안가와 지역발전소를 둘러보며 찍은 사진 2장을 올렸다. 특히 해안가 사진에는 “러시아에는 아름다운 곳이 얼마나 많은가! 이곳은 쿠나시르”라고 설명을 붙여 쿠릴열도가 러시아 땅임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1일 미하일 벨리 주일 러시아 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항의한 데 이어 2일 고노 마사하루(河野雅治) 주러시아 일본대사를 본국으로 일시 소환하기로 결정, 러시아에 외교적으로 강경 대응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13∼14일 요코하마(橫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고려하면서도 격앙된 여론을 의식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일·러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일본 언론은 민주당 정권의 외교력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로 미·일 동맹이 약화하면서 외교·안보에 약점을 보였고 이를 러시아와 중국이 파고들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쿠릴열도를 둘러싼 양국 갈등과 관련해 일본을 편들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북방영토’라는 용어를 쓰며 “우리는 북방영토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