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發 미국행 폭탄 소포 2개에 PETN 각 300g, 400g 들어있었다
입력 2010-11-02 21:20
예멘에서 미국으로 발송된 폭탄 소포 속에서 발견된 고성능 폭발물질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알카에다가 지난 9월 폭탄 소포 운송 예행연습을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일 전문가들은 “이스트미들랜드와 두바이공항에서 발견된 소포 2개에 PETN 300∼400g 들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비행기 폭파에 충분한 양”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폭발했다면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존제이대학의 로렌스 코블린스키 법의학 교수도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장치”라며 “아마도 휴대전화 신호로 원격 조종이 가능한 폭발 장치였을 것”이라고 사이언스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폭발물 전문가인 시드니 알포드가 지난해 CNN과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해 폭발물 소포 속 PETN은 300∼400g이었고 이는 항공기 기체를 뚫는 데 필요한 6g의 50∼60배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PETN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도입된 것으로 고성능 폭탄인 TNT보다 더 강력하고 안정적이다. 400g(약 14온스)의 PETN은 2268g(약 5파운드)의 TNT에 상응하는 폭발력을 갖고 있어 집 다섯 채를 무너뜨릴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다. 지난해 성탄절에 미국 디트로이트행 여객기에서 폭탄테러를 기도했던 우마르 파루크 압둘 무탈라브도 당시 PETN 80g을 소지했었다.
이번 폭탄 소포에 기재된 수취인 주소는 이미 바뀐 옛 주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폭탄 소포의 목표가 도착지가 아닌 공중에 있는 항공기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지난 9월 예멘에서 미국 시카고로 향하던 책과 CD, 가사용품 등이 실린 국제 소포를 의심화물로 분류해 압류·조사했다고 NYT는 전했다. 폭발물질은 없었지만 이 소포가 또 다른 테러 공격을 위한 예행연습일 것이라고 의심된다는 것이다.
미 테러 당국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보 당국이 지난 주 예멘에서 시카고로 운송되는 화물에 폭탄 소포가 실려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한 뒤 몇몇 전문가들이 9월의 수상한 소포 사건을 떠올리며 신속 대응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