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시중자금 은행으로 몰린다
입력 2010-11-02 18:09
은행 평균 예금금리가 연 2%대까지 떨어졌지만 시중자금은 여전히 시중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 3대 시중은행의 총 수신은 지난달 말 현재 494조5813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3조9187억원 급증했다.
시중은행의 총 수신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석 달 만이다. 증가액 규모로는 지난 2월의 17조5294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요구불예금은 133조8642억원으로 3조4719억원 늘어나면서 넉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정기예금은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281조3788억원으로 8조4857억원 급증했다. 증가액은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수신이 급증한 것은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잔액 기준 수신 금리는 지난 9월 연 2.98%로 전월보다 0.05% 포인트 하락하면서 2005년 12월 이후 4년9개월 만에 연 2%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데다 1900선을 넘어선 주가가 연내 2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확신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증시와 부동산 등으로 자금이 이동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펀드 잔액은 주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대량 환매 영향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3대 시중은행의 펀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53조3134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4127억원 줄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