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선진국 해양풍력단지 운영 성공 사례
입력 2010-11-02 18:05
일찌감치 친환경 발전에 관심을 둔 유럽 선진국들은 해상풍력분야에서도 한발 앞서 있다. 특히 영국과 아일랜드는 섬나라라는 점을 적극 활용하며 해상풍력을 주도하는 국가로 꼽힌다.
아일랜드 남동부에 위치한 위클로 주 아크로 마을에서 바다로 10㎞쯤 나가면 ‘아크로 해상풍력단지’가 나타난다. 2003년 공사를 시작해 2004년부터 완공된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 단지로 3.6㎿급 터빈을 장착한 풍력발전기 7기가 바다 한가운데에 설치돼 있다. 길이가 50.5m, 회전반경은 104m에 달하는 커다란 발전 날개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주변 1만6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한다. 이곳의 평균 풍속은 10㎧로 최대 25㎧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크로 단지는 최종적으로 500㎿ 해상풍력 단지로 건설될 예정이다. 공동개발업체인 SSE리뉴어블의 시머스 매케이브 매니저는 “풍속 8.8㎧를 넘는 바람은 발전하기에 가장 좋은 7등급인데 이곳은 늘 최상급의 바람이 분다”며 “건설이 완료되면 생산된 전력을 해저케이블로 영국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는 2020년까지 10만㎿ 전력을 해상풍력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아일랜드가 최초라면 이웃나라 영국은 세계 최대 해상풍력 국가다. 영국은 지난 4월 해상풍력발전량이 1000㎿를 넘어섰다. 11개 발전소에서 336개 터빈이 돌아가며 이 전력을 생산한 것. 여기에 지난 9월엔 남동부 켄트주 연안의 리치보로 앞바다에 터빈 100개가 설치된 세계 최대의 해상풍력단지 ‘타넷’이 발전을 시작했다. 24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앞으로 4년 내에 발전기 241기가 추가돼 총 300㎿를 생산하게 된다. 크리스 휸 영국 에너지·기후변화 장관은 “세계 최대 풍력발전소 건설을 계기로 녹색에너지가 주도하는 제3의 산업혁명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에선 타넷보다 발전량이 더 많은 ‘런던 어레이’ 단지가 착공되는 등 모두 4000㎿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이 건설을 시작했거나 사업 허가가 난 상태다. 계획단계인 사업까지 합치면 40만㎿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타넷 사업에 20억 파운드(약 3조5000억원)가 투입됐다”며 “영국에선 해상풍력과 관련된 설계와 설치,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 등의 분야에서 생기는 고급 친환경 일자리(green collar)가 7만개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국가 총 발전량의 30%를 풍력발전으로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풍력발전사업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을 EU평균인 42개월보다 훨씬 짧은 25개월 만에 처리하고 있다. 코트라 런던KBC 관계자는 “환경 관련 사업승인 절차가 유럽에 비해 까다로운 영국에서도 풍력만큼은 신속, 간결하게 처리하고 있다”며 “그만큼 풍력발전 육성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관련 분야 발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