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노인은 안 맞죠… 삼성계열사 CEO들 ‘세대교체說’에 긴장

입력 2010-11-02 21:07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한 달 사이에 잇따라 세대교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자 연말 인사를 앞둔 삼성계열사 사장들이 긴장하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2일 “나이 많은 노인은 안 맞죠”라고 한 이 회장의 발언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이 회장이 언급한 ‘노인’이 몇 살 이상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21세기는 세상이 빨리 바뀌기 때문에 판단도 빨리 해야 하고, 그래서 젊은 사람이 조직에 더 어울린다”며 “나이 많은 노인은 안 맞죠”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달 12일 출국하기 직전 “어느 시대이건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 발언이 ‘연말 대폭적인 쇄신 인사를 예고한 것이냐’는 질문에 “큰 폭이라기보다는…”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앞으로 모든 리더는 젊음 외에도 리더십과 창의력이 있어야 하고 21세기 새로운 문화에 적응을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젊은 리더를 강조한 것은 올해 42세인 외아들 이재용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많다. 이재용 사단이 사장단에 포진하면서 세대교체가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은 재작년 인사에서 61세 이상의 CEO를 퇴진시킨 바 있으며 작년 인사에서는 50대를 사장단의 주력으로 포진시키는 쇄신형 인사를 단행했다.

실제로 삼성 사장단의 평균 연령은 53.7세지만 60살이 넘거나 60살에 가까운 CEO도 적지 않다. 이들 중에서 올해 실적이 신통치 않은 인사들이 우선적인 쇄신 인사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