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급성 백혈병·만성 신부전 동시 치료에 성공

입력 2010-11-02 18:36


국내 의료진이 난치성인 급성 백혈병과 만성 신부전을 동시에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고난도 이식 기술이 필요한 두 질환을 함께 치료한 경우는 해외에서도 매우 드물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민우성(혈액내과·왼쪽 사진)·양철우(신장내과·가운데)·문인성(이식외과·오른쪽) 교수팀은 급성골수성백혈병과 만성 신부전증을 함께 앓아 생명이 위독한 환자 류모(28)씨를 상대로 항암 치료와 신장 이식을 동시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관인 류씨는 지난해 12월 항암화학요법으로 급성 백혈병을 먼저 치료하고 나서 지난 9월 말 친동생(25·여)의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보통 급성 백혈병을 치료하려면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이 필요한데 신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골수이식 전 고용량 항암제를 사용해 면역세포를 제거할 수 없어 시술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일반적으로 암 환자는 치료 후 5년 내 재발이 없을 경우 장기 이식을 실시하기 때문에 혈액암인 백혈병 치료 전에 신장 이식은 어려운 상황이다.

양철우 교수는 “하지만 류씨처럼 신장 기능이 먼저 회복되면 급성 백혈병이 재발해도 골수이식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고난도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