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스티븐 M R 코비
입력 2010-11-02 20:53
“자녀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신뢰 있는 리더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모범을 보여 주십시오.”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기업 코비링크 월드와이드의 공동창립자이자 CEO인 스티븐 M R 코비가 한국리더십센터 초청으로 방한, 2일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안녕하세요’라고 유창하지는 않지만 정감 있는 목소리로 인사한 뒤 “세계적으로 신뢰가 추락해 있다. 떨어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방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코비는 “신뢰는 사회적 덕목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 동력이자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 역량”이라면서 “신뢰는 배울 수 있는 기술이며, 가정이 바로 신뢰 교육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가 자녀의 말을 들어주고 존중해주고, 솔직하고, 약속을 잘 지키고, 원칙을 지키고, 틀린 것은 바로잡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자녀는 신뢰를 구축하게 된다고 말했다. 코비 자신도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으며, 아들에게도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방법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아버지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R 코비다.
코비는 신뢰를 실증이 불가능하고 관념적이고 윤리적인 지침으로 보는 일반적인 시각을 뒤집었고, 이를 저서 ‘신뢰의 속도’에서 증명해 유명해졌다. 그는 신뢰를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형성할 수 있고, 즉시 실행가능하며, 바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유형자산으로 규정했다. 지난 10년간 코비링크에서 컨설팅한 포천 500대 기업의 사례 분석을 통해 신뢰가 속도와 비용이라는 경제적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의 저서는 뉴욕타임스와 아마존에서 장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다.
“신뢰가 내려가면 속도는 내려가고 비용은 올라가며, 신뢰가 올라가면 속도는 올라가고 비용은 내려갑니다.”
그는 9·11테러 직후 미국 내 항공여행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고, 그 결과 검색 시간은 이전보다 4∼5배 길어졌고, 보안 및 검색 비용도 몇 배나 늘었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반대의 경우로 맥레인 유통을 인수한 버크셔 해서웨이 사례를 들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맥레인 유통을 신뢰해 실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했다는 것.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라는 그는 “여러 가지 조사 결과 한국의 신뢰도는 중간 정도로 평가된다”면서 “성품과 역량을 갖춘 민족이어서 신뢰도가 높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