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기스타 수시합격 형평에 맞나

입력 2010-11-02 17:47

탤런트 고아성이 올해 대입 수시모집에서 성균관대 사회과학계열에, 탤런트 구혜선은 예술학부에 합격했다고 한다. 동국대도 걸 그룹 ‘원더걸스’의 전 멤버 선미와 ‘포미닛’의 허가윤, CF모델 김지원 등이 예술학부에 합격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고아성은 자기추천 전형으로, 다른 연예인들도 전공재능우수자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즉 대학이 주관적으로 평가해서 합격시킨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그 대학, 그 학과에 들어가려고 수많은 수험생들이 발버둥치고 있는데, 바빠서 공부할 시간도 없을 것 같은 연예인들은 쉽게 입학하니 상대적 박탈감으로 분통이 터질 만하다. 특히 예술학부 등 관련분야가 아닌 학과에 진학한 고아성에 대해 비난이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고아성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해명했고, 실제로 공정한 평가를 통해 합격했는지 알 도리는 없다. 해명에 따르면 성대 지원자격 예시에 ‘연예활동’이라고 적시돼 있었고, 그것을 보고 지원했다니 고씨를 비난할 일은 아닌 듯하다. 연예인까지 대학 간판이 있어야 행세하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가 죄라면 죄일 것이다.

문제는 대중스타를 홍보에 이용하는 일부 대학들의 저급한 행태와 허술하기 짝이 없는 학사관리 시스템이다. 고려대가 입학식도 하지 않은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고대 정신의 승리’라고 홍보해 비난을 자초했듯 우리 대학들은 스포츠 스타나 인기 연예인의 입학을 학교 홍보수단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수학능력은 따지지 않고 특기자 전형이니, 재능우수자 전형이니 하면서 마구잡이로 합격시키는 것이다.

이들이 입학한 후 학업을 제대로 수행할지도 의문이다. 원래 우리나라 대학이 들어가기는 어렵고 나오기는 쉽기로 소문난 곳이긴 하지만 특히 인기스타에 대해서는 출석일수가 모자라도 봐주고, 시험은 리포트로 대체해 주면서까지 졸업을 보장해준다. 최고의 지성이라는 대학이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하니 경쟁력이 높아질리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