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맥을 찾아라-(中) 격투기 종목] 태권도 고교생 대표 이대훈 “이 대회가 내겐 수능”

입력 2010-11-02 17:34

“마침 18일 경기가 있는 날이 수능일입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내게 수능이나 마찬가지여서 더욱 열심히 하려구요.”

대표팀의 유일한 고교생인 남자 63㎏급의 이대훈(18·한성고)은 “처음 나가는 국제대회라 부담이 많지만 나이가 어리다고 나쁜 성적을 낼 수는 없지 않느냐”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대훈은 지난 4월 대표 최종선발 대회에서 6명의 대학, 실업 선배들을 차례로 상대해 경기당 평균 13.7점을 뽑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태극마크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지난 3월 마산에서 열린 3.15 기념 전국태권도대회에서도 7경기를 모두 RSC 승리로 장식했던 강호다.

태권도에서 고교생 국가대표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서울체고 1학년 재학 중 금메달을 따낸 임수정(수원시청)과 2004년 역시 고교생으로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했던 황경선(고양시청) 등 여고생은 있었지만 남학생은 이대훈이 처음이다.

국내무대는 평정했지만 국제 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것이 흠이라면 흠. 지난해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 나갔다가 첫 판에 태국선수에게 패했다.

“이번 대회가 처음 서는 큰 무대라 부담도 많이 됩니다. 하지만 부담을 떨치고 좋은 경기를 보여주려고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있습니다.”

남녀 통틀어 태권도 대표팀의 막내이기도 한 그는 “긴장하지 않으면 장기인 유연성이 잘 발휘돼 얼굴 공격이 잘 먹혀든다”고 말했다. 1m82로 63㎏급 선수로는 키가 큰 이대훈은 순발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유연성이 좋고 하체가 길어 다득점이 주어지는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 공격이 일품이다.

이대훈은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아버지 이주열(40)씨의 영향으로 다섯 살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서울 성산초 5학년 때 “이왕 하려거든 제대로 해보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태권도부가 있는 중계초로 전학해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형도 경원대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용인대 진학이 결정된 이대훈은 “이제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뿐이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할 시간은 많다”면서 “그래도 기회가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해 광저우에서 좋은 결실을 맺겠다”고 다짐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