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자필확인용 문구 사전 노출 논란

입력 2010-11-02 01:03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 본인 확인을 위한 자필확인용 문구가 교육 당국의 실수로 사전에 공개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답안지 작성요령을 수험생에게 미리 알려주기 위해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답안지 견본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오류 탓에 자필 확인에 필요한 문구가 공개됐다”고 1일 밝혔다.

PDF 파일로 올려진 답안지 견본에는 문구가 보이지 않지만 컴퓨터 마우스로 해당 부분을 긁어 복사하면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는 문구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문구는 수험생들이 그대로 받아쓰게 해 본인 확인을 함으로써 대리시험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수능 당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부에선 문구가 사전 유출되면서 “대리시험 방지를 위한 장치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평가원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어떤 문제 때문에 유출됐는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보안상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험 당일 감독관이 수능 응시원서를 토대로 수험생을 일일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므로 본인 확인에도 지장이 없다”며 “내년부터는 자필확인 문구 내용을 아예 사전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평가원은 별도의 해명자료를 통해 “2011학년도 수능부터 원서 접수는 전자접수로 이뤄져서 고사장에서 이뤄졌던 원서상의 필적과 답안지상의 필적 비교 필요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