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전 인천시장 아내와 안타까운 사별

입력 2010-11-01 18:33

10년 넘게 식물인간 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부인 정경임(57)씨가 오랜 투병생활 끝에 1일 숨졌다.

지난 30일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에 출장을 갔다가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한 안 전 시장은 임종도 보지 못한 부인의 영정 앞에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안 전 시장은 동양증권 재직 시절인 1982년 당시 수도권의 한 대학에 강의를 나가던 정씨와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러나 신혼의 달콤함을 채 누리기도 전인 84년 정씨가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에서 뇌졸중의 일종인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았다. 안 전 시장은 정씨가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 회사와 병원을 수시로 오가며 병간호를 했다.

그런 남편의 지극정성 덕분에 정씨는 1년 만에 기적적으로 회복했고 다시 강단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몸이 허약해진 탓에 아이는 포기해야 했다. 1999년 8월 완쾌된 줄 알았던 정씨의 병이 재발했다. 병원에서는 식물인간 판정을 내렸다. 이후 5년여 만에 정씨는 다시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지만 거동과 의사소통이 어려워 지금까지 간병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 말은 제대로 못하지만 정씨는 텔레비전에서 안 전 시장의 얼굴이 보일 때마다 소녀처럼 좋아했다고 한다.

정씨는 1개월 전쯤 병세 악화로 길병원에 재입원했고, 이날 새벽 힘겨웠던 생을 마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