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老화백 그림에 매료된 노르웨이 대사… 김영재 화백과 톤셋 대사

입력 2010-11-01 20:57


푸른 색의 산 그림으로 유명한 김영재(81) 화백과 디드릭 톤셋(66) 주한 노르웨이 대사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 예술에 관심이 많은 톤셋 대사는 2006년 한국에 부임한 뒤 아내로부터 김 화백의 산 그림이 수록된 도록 한 권을 건네받았다. 그림 중에는 노르웨이 피오르(빙하로 침식돼 생긴 만)와 산을 소재로 한 것들도 있었다.



“노르웨이를 이토록 아름답게 묘사하다니…”라며 감탄한 톤셋 대사는 지난해 김 화백을 노르웨이에 초청했다. 톤셋 대사의 안내로 12일간 노르웨이를 여행한 김 화백은 피오르 U자형 지형과 눈 덮인 산이 어우러진 장관을 특유의 푸른 색으로 화폭에 옮겼다. 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는 ‘김영재 노르웨이 풍경화’ 전은 그 결과물이다.

1979년 스위스 알프스에 오른 뒤 산을 그리기 시작한 김 화백은 그동안 노르웨이뿐 아니라 히말라야, 킬리만자로, 하롱베이, 안나푸르나 등을 답사했다. 그는 “아침 일찍 산에 가면 청명한 주위 공기로 인해 산이 파랗게 보인다”며 “푸른 색은 실제 산의 색이라기보다는 내 마음 속 산의 색”이라고 설명했다.

톤셋 대사는 “김 화백의 그림은 자연주의와 추상성이 섞인 독특한 그림으로 노르웨이에서는 이런 그림을 본 적이 없다”면서 “산과 바다가 있는 푸른 색의 그림은 노르웨이의 이미지와 너무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화백의 그림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사관 집무실에 김 화백의 작품을 걸어두고 감상한다는 톤셋 대사는 내년 노르웨이에서 김 화백 초대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갤러리 1∼2층에 노르웨이 풍경화를, 3층에 국내 산들을 주제로 한 1970∼1990년대 작품을 선보인다(02-734-0458).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