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쇠고기값 2위·수입 분유값 1위… ‘MB물가’ 품목 가격 세계최고 수준

입력 2010-11-01 18:23


정부가 물가관리 품목으로 지정한 분유, 쇠고기, 청바지 가격이 주요 국가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8일까지 미국 중국 필리핀 등 24개국의 식품과 생활필수품 52개 제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2개 제품에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분유 쇠고기 등 정부가 2008년 4월 가격을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힌 생필품도 포함됐다.

조사 대상 국가는 지난해 세계경제순위, 국민총생산(GDP) 등을 고려해 선정됐다.

국가별 CI(Consumers International) 회원단체 및 소시모 현지 조사원이 같은 브랜드의 동일규격 제품 가격을 백화점, 대형 할인매장, 일반 슈퍼마켓 3곳에서 조사한 뒤 평균을 원화로 환산했다고 소시모 측은 설명했다.

수입 분유 ‘씨밀락’(800g)은 3만5500원으로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비쌌다. 같은 제품 가격이 2008년 조사에선 2만8800원이었는데 2년 새 6700원이 올랐다. 국내산 분유(아이엠마더·800g)는 2만4429원으로 캐나다(3만6977원) 일본(2만5347원) 프랑스(2만5344원)에 이어 4위였다.

관리품목은 아니지만 유모차 가격도 대체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수입 유모차 ‘스토케’ 제품 가격은 199만원으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비쌌고 ‘부가부’ 유모차(115만원)는 3위, ‘맥클라렌’ 유모차(65만5000원)는 2위였다. 국내산 제품(아가방앤홀딩스)은 33만2000원으로 9위로 조사됐다.

국내산 쇠고기(한우)는 등심 스테이크 1㎏ 가격이 9만4278원으로 일본(11만652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수입 쇠고기(호주산)는 4만2775원으로 중국 일본 대만에 이어 네 번째였다.

젊은이들이 즐겨 입는 ‘리바이스’ 청바지(501)는 17만8000원으로 3위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칠레산 수입 포도(2위), 국내산 올리브오일(5위), 이탈리아산 올리브오일(5위), 와인(2위)이 모두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통신상품 중에선 애플 아이폰(4G) 단말기가 94만6000원으로 16위였고 삼성전자 갤럭시S는 93만원으로 4위로 조사됐다.

김자혜 사무총장은 “관리품목 가격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위권에 든다는 것은 가격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정부가 유통구조를 개선해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