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건자회 회원사 신뢰 깼다”… 현대제철, 철근 공급 중단
입력 2010-11-01 18:17
철근가격을 둘러싸고 철강업계와 건설업계가 다시 전면전에 나섰다. 국내 최대 철근 생산업체 현대제철이 건설사들의 불매운동을 문제 삼아 공급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1일 “시장경제를 어지럽히는 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 소속 31개 회원사에 철근공급 출하를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국내 철근시장 점유율은 32.4%였다. 현대제철은 다만 “국책사업 등 주요 건설현장에는 철근을 계속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측은 철근가격 결산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에서 건자회가 불매운동을 벌인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현대제철은 10월 철근가격으로 원가 상승분을 감안한 t당 81만원으로 제시했다가 71만원 이상으로는 절대 살 수 없다는 건자회 입장을 수용해 철근 가격을 t당 79만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건자회는 회원사들에 ‘9월, 10월 71만원으로 전월 동일…현대제철 발주물량 50% 줄여 시장점유율 20%대로…단가인상에 적극 대응합시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면서 현대제철을 자극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조작하려는 불공정행위”라고 반발했다.
동국제강도 사실상 이달부터 건자회 회원사에 납품을 중단했다. 동국제강 측은 “건설사가 원하는 선에 대금을 받으면 결국 적자밖에 안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자회는 대형 철강사들이 적자 보전을 위해 횡포를 부린다고 반발하며 조만간 비상총회를 소집, 대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건자회는 지난 4월 철강사들과 철근가격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구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