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쇼크’… 신선식품 49.4% 폭등

입력 2010-11-01 18:16


물가 쇼크가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4%대로 상승했다. 특히 생선과 채소 등 신선식품지수는 199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인 49.4%나 급등했다. 8월 이후 석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통화 당국은 더욱 거센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통계청은 10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상승했다고 1일 밝혔다. 상승 폭은 지난 9월 3.6%에서 0.5% 포인트나 확대됐다.

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은 채소류다. 무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5.7% 오른 것을 비롯, 배추(261.5%) 열무(167.1%) 파(145.5%) 토마토(115.4%) 마늘(102.5%) 가격 등이 전년 동월보다 껑충 뛰었다. 배추와 무 등은 9월에 비해서도 30.2%, 36.4%씩 올랐다.

강호인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배추나 무가 여름에 작황 부진으로 값이 많이 올랐는데 최근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달에는 물가상승률이 3% 내외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차관보는 농산물, 석유류 등 공급 쪽 교란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월과 같은 1.9%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물가 불안의 주범인 채소류 등 농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마늘 고추 양파 무 등 수입 물량을 확대하거나 내년 의무수입 물량을 조기에 들여오기로 했다. 마늘의 경우 1만9000t을 이달 말까지 깐마늘 형태로 들여와 시장에 공급하고, 무는 지난달 긴급 수입한 80t을 이달 초 판매한다. 명태는 관세 면제 물량을 3만t 더 늘리고 고등어에 대해선 현재 10%인 관세를 없애 1만t을 수입하기로 했다.

배추는 평년 수준(포기당 2555원)으로 가격을 안정시키되 기상악화 등으로 높은 가격이 계속될 경우 수입 물량을 확대하거나 월동배추를 조기 출하하는 등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도시가스 요금은 1일부터 평균 4.9% 내리고 지역난방비도 내년 1월까지 요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소비자물가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3%를 크게 넘어서면서 오는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