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 없는 도시’ 문정지구 첫삽

입력 2010-11-01 21:57

국내 최초로 ‘장애물 없는 1등급 도시’로 설계된 서울 문정지구 조성 사업이 1일 착공됐다. 장애물 없는 도시는 여성과 장애인, 어린이, 고령자 등이 불편 없이 이동 및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도시를 말한다.

서울시는 이 사업에 따라 문정동350 일대 54만8239㎡ 부지에 법원과 검찰청, 구치소, 경찰기동대 등 법조단지와 신재생에너지, 로봇, 신소재 등 미래형 업무단지가 2013년에 들어선다고 1일 밝혔다.

문정지구는 설계 단계에서 국토해양부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에서 1~3등급 중 1등급 예비인증을 받았다. 준공 단계에서 실제 시행 여부에 대한 심사를 받으면 등급이 확정된다.

시는 보행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문정지구에 광화문광장보다 큰 규모의 지하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이 공원은 인근 지하철 8호선 문정역 및 다른 모든 구역과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역에서 내린 시민들이 불편 없이 원하는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구 내 도로는 차도와 자전거도로, 보행도로를 구분해 보행안전구역을 확보하도록 했다. 인도에는 보행을 막는 장애물이 들어설 수 없게 했다. 가로수와 가로등, 전주, 신호등, 안내판, 쓰레기통 등은 따로 마련된 장애물 구역에 설치하도록 했다.

도로에서 건축물로 들어서는 부분은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로를 만들어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쉽게 다닐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공공 건축물의 1층은 여성과 장애인, 노약자 등이 다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어진다. 여성전용 주차구역도 마련된다.

시는 앞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마곡지구, SH공사 발주사업, 뉴타운사업 등 대단위 개발 사업지에 이 같은 모델이 적용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장애물 없는 도시 사업을 2003년부터 추진, 2008년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수렴해 문정지구 설계에 반영했다.

김병하 시 균형발전추진단장은 “문정지구는 여성, 장애인, 고령자 등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로서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