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교회, 이웃 돕는 세이레기도회 ‘나눔 통로’ 자리매김

입력 2010-11-01 20:42


1일 오후 서울 성내동 오륜교회에서 ‘다니엘세이레기도회’가 열렸다. 선천성 식도 기형으로 음식물 섭취가 힘든 희귀병 ‘바터증후군’을 앓고 있는 필리핀 어린이 멜카도(4)양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되자 성도들이 온정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했다. 기도회에서 받은 은혜를 소외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축복의 통로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부부는 쌀 20㎏ 들이 200포대를 내기도 했다.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성도도 눈에 띄었다.

21일까지 열리는 기도회 기간에 성도들은 매일 지원 대상자들의 딱한 사연을 영상과 소식지로 보며 46곳의 가정과 기관의 프로젝트에 ‘사랑의 헌금’을 낸다.

사랑의 헌금 행사는 소외 이웃들에게 예수 사랑을 나누고자 3년째 진행하고 있다. 2008년에는 2억 3000만원을 모아 인근 구청과 동사무소 등의 추천을 받은 42명과 5개 단체를 후원했다. 2009년에는 2억4000만원의 헌금으로 48명의 불우이웃과 17개 기관을 도왔다.

하루 평균 3000여명이 참석하는 기도회의 올해 헌금 목표는 2억5000만원. 교회는 미혼모와 소년소녀가장, 북한 결핵 어린이와 탈북자, 다문화가정, 이슬람지역, 비종교인 등 종교와 인종을 뛰어넘어 지원할 방침이다.

사랑의 헌금은 따뜻한 사연으로 가득하다. 지난해에는 화재로 큰 화상을 입은 B씨에게 1000만원 상당의 인공호흡기를 제공했다. 2008년 6월 교통사고로 어린 딸을 잃고 하반신을 크게 다친 카자흐스탄의 한 선교사는 치료비를 지원받아 다시 선교현장으로 돌아갔다. 지난주에는 간경화로 고통 중인 전남 고흥 거금도의 한 목회자를 대상자로 선정했다.

가정해체로 고통 받는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50여명에 대해서는 매월 재정을 후원하고 있다. 성도들은 헌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우 이웃에게 김장을 담가주거나 연탄을 배달하기도 한다.

오륜교회 다니엘세이레기도회는 올해로 13회째다. 매년 이 기도회를 통해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면서 현재 1만여명의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김은호 목사는 “기도회를 통해 받은 많은 은혜를 우리만 누리는 게 미안해 불우 이웃을 챙기게 됐다”며 “이 같은 사랑 실천을 통해 성도들이 변화되는 등 오히려 교회가 얻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