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통합 국민銀, 차분한 9살 생일잔치
입력 2010-11-01 21:03
1일 창립 9주년을 맞은 통합 국민은행이 아쉬운 생일잔치를 치렀다. 올해 말 역대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이 예정된 상황에서 화려한 기념행사를 갖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창립기념식은 민병덕 행장이 사내방송에서 기념사를 읽는 것으로 갈음했다.
민 행장은 “오늘은 축하와 격려의 날이어야 하지만 KB금융의 현실은 기념일을 마냥 기쁨으로만 맞이할 수 없다”면서 “희망퇴직이라는 어려운 선택 아래 동고동락했던 많은 동료를 떠나보내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더 나은 미래로의 도약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행장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심심한 위로와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희망퇴직자에게는) 최선을 다해 예우해 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민 행장은 담담한 어조로 자기반성을 이어갔다. 그는 “출범 이후 우리는 작은 성공에 도취돼 변화에 둔감해졌다”면서 “10여년 전 카드사태부터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과거의 관행을 고수하며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수익이 급감하고 경영지표들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중심의 조직개편과 고강도 성과주의 문화를 도입해 어려움을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예대마진 위주의 수익구조 대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