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테러 대비 국제 공조 더욱 강화해야

입력 2010-11-01 17:46

예멘발 폭탄 소포가 화물전용기뿐 아니라 한때 민간 여객기들에도 실렸던 것으로 밝혀져 전 세계 보안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29일 예멘에서 미국 시카고로 배송되려던 폭탄 소포 2개는 당초 페덱스와 UPS 화물전용기에만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조사결과 폭탄 소포들이 예멘과 카타르에서 여객기들에 실려 운반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이 때문에 테러범들이 여객기 승객을 노렸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01년 9·11테러의 악몽을 잊지 못하는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테러 시도인 것이다. 주요 국가들의 공조로 테러가 무산됐지만 미 백악관은 추가 테러 기도를 경고하고 나선 상태다.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발물(PETN)이 영국과 아랍에미리트연합 공항에서 발견되는 데 결정적 제보를 한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한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범들의 온상이었던 사우디가 테러범들을 다룬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큰 기여를 한 셈이다.

그만큼 이번 사건은 각국의 테러 정보 공유와 긴밀한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하겠다. 각국은 테러범들에 대한 강력한 감시시스템과 방대한 정보원 네트워크를 서로 공유해 인적·물적 피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이슬람 국가들은 극단주의자들을 교화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사우디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소포에 들어 있던 PETN은 TNT보다 폭발력이 크지만 현재의 공항 X선 검색기로는 적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첨단 조영기술을 갖춘 CT 같은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국 정부와 공항 당국, 항공운송업계는 머리를 맞대고 최첨단 장비 도입을 논의해야 할 때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회담장과 숙소는 물론 공항, 항만, 지하철 등 유동인구가 많은 시설물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은 각별히 G20 정상회의를 방해하기 위해 어떠한 경거망동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