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타워·DMZ박물관 등 강원도내 공공시설물 예산 축내는 ‘돈 먹는 하마’ 전락
입력 2010-11-01 21:39
강원도와 도내 시·군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공공시설물이 예산만 축내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1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속초시가 국제관광엑스포 개최를 위해 191억원을 들여 건립한 엑스포타워 및 전시관은 1999년 대회 개최 이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매년 5억2500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1980년 춘천시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에 맞춰 개관한 어린이회관은 매년 운영비로 2000만∼3000만원이 들고 있지만 올해 대관 수입은 100만원에 그쳤다. 84억원을 들여 2001년 개관한 춘천 인형극장도 수입 및 재정지원 감소로 누적 적자가 2억원을 넘어섰다.
비무장지대(DMZ)를 세계적 관광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450억원을 들여 지난해 8월 고성군에 문을 연 DMZ박물관은 개장 이후 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수입은 1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태백시는 2006년 옛 함태탄광 부지에 130억원을 들여 석탄 산업 이해를 돕기 위해 체험공원을 준공했지만 연간 입장 수입이 400만원에 그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영월군이 97년 14억원을 들여 개장한 고씨굴 랜드도 적자가 누적되면서 폐장과 개장을 반복하다 2007년 10월 문을 닫았다. 지난해 7월 평창군 미탄면에 개관한 동강 민물고기생태관은 90억5000만원의 사업비가 들었지만 현재까지 입장 수익금은 1450여만원이 전부다.
화천군이 2007년 40억원을 들여 화천읍 동촌리에 준공한 월하문학관도 관람객이 매월 200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릉시가 23억원을 투입, 2005년 개관한 매월당 김시습 기념관도 관람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도와 각 시·군이 지방자치 이후 공익을 내세워 수많은 공공시설을 설립했지만 수요예측 없이 ‘짓고 보자’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본전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