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우즈 천하’… 세계 랭킹 1위 자리 5년여만에 내줘

입력 2010-11-01 20:58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없는 웨스트우드 1위로… 한국선수론 양용은 37위 최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미국)가 5년여 만에 황제 왕관을 내려놓았다.



우즈는 1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리 웨스트우드(37·영국)에게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2005년 6월 12일 랭킹 1위에 등극한 후 무려 281주간 이어지던 1위 행진을 마감한 것이다. 우즈 개인 통산으로는 10번째 왕관 반납이다.

이러한 우즈의 몰락은 지난해 11월 불거진 성추문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됐다. 성추문 이후 지난 8월 전 부인 엘린 노그데그린과 이혼에 합의하기까지 사생활 문제가 우즈의 발목을 잡았다. 성추문이 불거진 후 한동안 골프를 중단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 4월 복귀 후 9월까지 치른 12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해 랭킹 하락은 필연적이었다.

우즈의 추락이 있었지만 13번째 세계 랭킹 1위 골퍼가 웨스트우드인 것은 다소 뜻밖이다. 웨스트우드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도 없었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필 미켈슨(40·미국)이 우즈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웨스트우드는 이언 우스남, 프레드 커플스, 데이비드 듀발에 이어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1위에 오른 4번째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스트우드가 1위에 오른 것은 메이저대회 상위 입상과 상대적으로 기복이 덜한 꾸준함이 포인트를 높여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웨스트우드는 올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6월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세인트주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러한 웨스트우드의 꾸준함은 극심한 슬럼프로 2003년 5월 25일 266위까지 내려갔던 순위가 회복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웨스트우드의 1위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4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WGC HSBC 챔피언스’에 1위를 내준 우즈를 비롯해 마르틴 카이머(독일), 미켈슨 등 1∼4위 선수가 모두 참가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골프 전문가들은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1위는 혼전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에는 양용은(38)이 가장 높은 37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