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시모집 ‘특혜입학’ 논란 “연예인 아니었다면… 합격할 수 있었을까?”

입력 2010-11-01 11:11


올해 대학입시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사상 최고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예인들이 유명 대학교 수시모집에 합격한 것을 두고 ‘특혜 입학’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연기와 관련이 적은 전공에 합격한 연예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연예인 대학 입학을 둘러싼 논란에는 치열한 경쟁을 감수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피해의식, 요즘 일고 있는 ‘공정사회’에 대한 열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성균관대는 지난 29일 KBS 2TV ‘공부의 신’에 출연했던 고아성이 사회과학계열에, ‘꽃보다 남자’ 구혜선이 예술학부 영상학 전공 수시 1차 모집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동국대도 지난 15일 원더걸스 전 멤버 선미, 포미닛의 허가윤, CF모델 김지원 등이 전공재능우수자 전형 수시 모집으로 예술대학 연극학부에 입학했다고 발표했다.

연예인들의 대학 수시입학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입학사정관제 중 하나인 자기추천 전형으로 사회과학부에 진학한 고아성 등에게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고아성의 연기 경력과 사회과학부가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2000년 S.E.S 유진이 고대 서양어문학부에, 2004년 다나가 외대 중국어과에, 2005년 문근영이 성균관대 국문학과에 진학했을 때도 비슷한 비난 여론이 인 바 있다.

고아성은 특정 재능을 가진 특기자에게 허용되는 ‘자기 추천제’로 160여명의 지원자 중에 5명 안에 뽑혔다는 점에서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올해 전체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많은 71만여명. 또한 정시 모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수시 경쟁률은 예년보다 높아져 ‘사상 최대의 수시 경쟁’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런지라 고3 수험생들은 연예인들의 잇따른 수시 합격 소식에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했다.

고3 수험생이라고 밝힌 네티즌 ‘파란토끼’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재능은 출중하지만, 그 재능이 사회과학분야랑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다. 그 학과에 자기 추천할 정도로 가기 위해서는 큰 실적이 있거나 성적이 좋아야한다. 만약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합격할 수 있었을까. 허탈하다”고 말했다.

비난 여론이 높자, 고아성은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밤샘 촬영하면서도 고등학교에 등교했다”면서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는, 일반 학생들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대학교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하는 연예인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뺏는 것으로 보여 더 공분을 사게 된다”면서 “모두가 동경하는 연예인이 그 지위 때문에 자신도 지망하던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에서 느끼는 배신감은 더욱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