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천신일, 임천공업 세무조사 무마 포착…쇼핑백 40억, 추징액 경감 대가인 듯
입력 2010-11-01 04:04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2008년 임천공업에 대한 세무조사 담당 기관을 부산지방국세청에서 서울지방국세청으로 변경해주고,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을 줄여주는 등 임천공업 세무조사 전반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동열)는 당시 임천공업 세무조사를 벌였던 부산지방국세청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 4~5명을 최근 불러 조사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부산국세청이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착수한 임천공업 세무조사를 중도에 그만두고 서울국세청 조사4국으로 사건을 넘겨주는 과정에 천 회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경남 거제에 본사가 있는 임천공업 세무조사는 부산국세청 관할인데도 조사 주체가 갑자기 서울국세청 조사4국으로 바뀌는 과정에 천 회장이 개입했는지를 조사했다.
임천공업 세무조사 건은 2008년 부산국세청이 국세청 본청에 ‘교차감사’(세무조사 실시 기관을 바꾸도록 하는 국세청 내부 제도)’를 신청해 결국 서울국세청 조사4국으로 담당 기관이 변경됐다. 이어 조사4국은 조사 후 경미한 처분만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천 회장이 임천공업 이수우 대표(구속)로부터 쇼핑백에 담긴 26억원 등 40억원대의 거액을 받은 점을 최근 관련자 진술을 통해 파악한 검찰은 이 돈이 세무조사 추징액을 깎아준 대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당시 국세청장이 한상률(미국 체류 중)씨,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이 조홍희 현 서울국세청장이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천 회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2008년 한 국세청장과 조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났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이 대표는 ‘쇼핑백에 넣어 천 회장에게 준 26억원은 천 회장 자녀의 주식 구입 대금을 돌려준 것’이라고 최근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26억원을 돌려준 것은 뭔가 대가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검찰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