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發 폭탄소포 중간 기착지 英·UAE서 잇단 발견… 전세계 ‘항공기 폭발 테러’ 비상
입력 2010-10-31 20:28
예멘발 항공기 폭발물 테러 기도로 전 세계에 테러 비상이 걸렸다. 유럽 주요국과 미국은 서둘러 항공 및 해양 운송 보안체제를 대폭 강화했다.
미국과 유럽, 중동의 수사 당국은 미국 시카고 유대교 예배당(시나고그)을 목적지로 운송되던 폭발물 소포 2개가 중간 기착지인 영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지난 29일(현지시간) 각각 발견된 사건에 대한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소포 하나는 UAE 두바이 공항에 있던 페덱스(FEDEX) 항공화물 속에서 발견됐다. 또 하나는 영국 중부 이스트미들랜드 공항에 계류 중이던 예멘발 미 택배·화물운송회사(UPS) 화물기 안에서 찾아냈다. 발송처는 예멘 수도 사나의 동일 주소지였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폭발물은 항공기 안에서 터지도록 고안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폭발물이 영국 영토에서 폭발하도록 만들어졌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우리는 이 같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주요 국가들은 예멘발 화물기의 자국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등 운송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영국의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영국 정부는 소유자가 동반되지 않거나 불분명한 모든 예멘발 화물기의 운송을 금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25일 미국 디트로이트행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 이후 예멘에서 영국으로 가는 직항 여객기와 화물기의 운항을 금지한 바 있다.
프랑스는 프랑스행이 예정된 모든 예멘발 화물기 운항을 유예했다. 독일 정부도 예멘발 화물기가 독일로 들어오는 것을 금할 것이라고 밝혔다. 벨기에 정부는 항공화물에 대한 보안 검색을 강화했다.
예멘 국방부는 이날 폭발물 발송 용의자로 여대생 1명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예멘 국방부 관계자는 “폭탄 소포 2개를 발송한 혐의로 여성 2명을 체포했다”며 “이 여성은 예멘 사나 대학에 재학 중인 의대생으로 사나 외곽에서 어머니와 함께 체포됐다”고 AP가 전했다. 이어 “보안 당국은 위조 신분증과 서류들을 이용,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용의자들도 추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폭탄 소포 제조범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폭탄 제조 전문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정보기관은 지난해 성탄절 미국행 여객기 테러를 기도한 우마르 파루크 압둘 무탈라브(23)가 당시 지녔던 폭약이 이번 폭약과 같은 것으로 드러나 두 폭약 모두 알카에다의 이브라힘 하산 알 아시리(28)가 제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