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하원·주지사 ‘압승’… 상원 장악도 배제 못해

입력 2010-10-31 18:44


미국 중간선거가 2일(현지시간) 치러진다. 대부분의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은 공화당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공화당이 하원(정원 435명)에서 다수당을 탈환하고, 민주당은 상원(100명)에서 가까스로 다수당 지위를 지킨다는 것이다. 보수 세력이 하원을 장악하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 견제가 심해지는 등 지금보다 국내 정치가 더 당파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대외 정책도 일정 부분 수정될 수도 있다.

◇공화당 승리 예상=중립적 여론조사 기관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현재 민주 59석(친민주 무소속 2명 포함) 공화 41석인 상원이 민주 51석, 공화 49석으로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3분의 1인 37명을 새로 뽑는다. 선거 시뮬레이션을 실시(10월 30일 기준)한 ‘파이브서티에이트(538·대선 선거인단 수를 의미)는 선거 결과 평균값을 공화 47.8석, 민주 52.1석, 무소속 등 기타 0.1석으로 예측했다.

현재 일리노이와 네바다, 콜로라도 등 6∼8개 주는 양당 후보들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접전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모두 공화당 후보들이 승리한다면 상원마저 공화당이 장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은 공화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민주당이 171곳에서, 공화당이 224곳에서 승리가 확실하며, 40곳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이나 언론들은 이미 과반(218석)의 지역에서 공화당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봤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하원에서 민주당이 202.6석을, 공화당이 232.4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의회 전문지 ‘더 힐’은 공화당이 현재 의석보다 46석을, 뉴욕타임스(NYT)는 52석을 각각 더 늘려 다수당이 될 거라고 분석했다. 현 의석 분포는 민주 255, 공화 178석, 공석 2곳이다.

주지사는 50개 주 중 37곳에서 치러진다. 현재 분포는 민주 26, 공화 24명이다. 역시 주지사도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들은 10곳 정도를 경합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종합적 분석 결과 민주당 19명, 공화당 31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이 주지사 7명을 더 늘리는 것이다.

◇정치 지형 변화 불가피=상·하원과 주지사를 비롯한 주 의회 등 모든 선거에서 공화당 승리가 예상됨에 따라 미국의 정치 지형은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하원 의장은 물론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게 된다. 하원 의장은 의제 설정이나 의안 처리 등 하원에서 이뤄지는 모든 일에 대해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의회 권력의 상당 부분이 보수 세력으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의 행정부와 의회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하원이 행정부와 대립할 소지가 많아지는 것이다.

상원에서 공화당이 과반이 안 돼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의결할 수 있는 이른바 ‘슈퍼 60석’을 차지하지 못할 게 확실시 된다. 공화당 동의 없이는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처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어젠다는 더 이상의 추동력 확보가 어려워진다. 상·하원의 행정부 정책에 대한 견제가 이전보다 훨씬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극단적 보수성향인 티파티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오바마 정부의 많은 정책에 대해 원점에서의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할 게 뻔하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