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폭발물 발견까지 긴박했던 극비 작전
입력 2010-10-31 18:02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실제 테러에 사용될 뻔했던 폭발물을 찾아내기까지의 긴박했던 과정을 지난 30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극비 작전은 ‘단순한 첩보’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예멘 현지의 영국 해외정보국 MI6 요원은 28일 밤 한 정보원으로부터 “알카에다가 폭발물을 항공화물로 위장해 미국으로 밀반입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항공기 1대는 두바이를 거쳐, 다른 1대는 영국 이스트미들랜드 공항에서 연료를 채운 뒤 미국 시카고로 향할 예정이었다. 이는 영국 MI6 본부에 보고됐고 곧바로 미국 국토안보부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도 전파됐다.
29일 오전 3시30분. 이스트미들랜드 공항에 착륙한 미국 화물기(UPS)를 검색하던 경찰이 마침내 화물 컨테이너에서 의심스러운 꾸러미를 찾아냈다. 배달 목적지는 시카고에 있는 유대교 예배당(시나고그)이었다. 화물은 단순한 잉크카트리지였으나 의심스러운 작은 회로기판 등이 가득했다. 감식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잉크카트리지에 폭약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화물기는 오전 10시쯤 다시 이륙 준비에 들어갔고, 단순한 테러 소동으로 끝나기 직전이었다.
상황이 반전된 건 같은 시각 영국에서 약 5600㎞ 떨어진 두바이 공항에서도 비슷한 화물이 발견되면서부터다. 목적지가 미국의 같은 유대교 예배당이었고 화물은 프린터 카트리지였다. 현지 감식에서 카트리지 안에 폭발물이 확인됐다.
이스트미들랜드 공항에서도 2차 탐색과 조사가 이뤄졌다. 오후 2시. 프린터 화물이 추가로 발견됐다. 정밀감식 결과 교묘히 위장된 휴대전화 송수신 장치가 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칫 대량 인명피해가 초래될 수도 있었던 위기 상황은 이렇게 수습됐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