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세계관 운동으로 정체성 회복을” 국내·외 기독학자 학술발표회

입력 2010-10-31 20:16


“모든 크리스천들이여,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무장하라. 그리고 이 세상을 하나님의 선한 뜻에 맞도록 이끌어 나가라.”

한국기독교철학회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독교학문연구회가 30일 서울 상도동 숭실대 벤처관에서 공동 주최한 학술발표회에 참석한 국내외 기독학자들의 주문은 한결같았다. 이들은 “세속적 가치관이 교회 안에 유입돼 건강한 교회 성장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진단한 뒤 “기독교 지도자들이 먼저 성경적인 세계관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이 운동을 적극 펼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세기 기독교세계관과 철학의 동향’을 주제로 열린 이날 발표회에서 기독 학자들은 현대 교회가 성경적인 세계관에 무지하고 하나님 나라의 자녀라는 정체성마저 망각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예수 믿고 천국 간다’는 은혜는 경험했을지 몰라도 하나님께서 주신 진정한 소명은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도외시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개혁주의 운동의 본산인 네덜란드 자유대의 산더 흐리휸(69) 명예교수는 21세기 세계교회의 성장 둔화 현상을 우려하면서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는 교회뿐 아니라 세상 모든 분야에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생의 나침반 역할과 목적에 동기를 부여하는 기독교세계관 운동은 오늘날 다원주의 및 상대주의, 계몽주의 등 인간 중심의 사고에 대처하고 영을 분별하는 일을 돕는 데 필수 과목과도 같다”고 했다. 같은 대학의 헹크 헤르세마(70) 명예교수도 기독교세계관 운동은 무신론이 팽배해 허무한 이 시대에 하나님의 창조, 섭리, 주권자 되심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르세마 교수는 “크리스천이라면 성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네덜란드 영국 미국 캐나다는 물론 최근엔 한국 러시아 등에서 이 운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성진(한림대) 이경재(백석대) 신상형(안동대) 김유신(부산대) 교수도 이날 패널로 참여, 기독교 세계관의 역할과 책임 등에 대해 토론했다.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박종서(양지평안교회) 목사는 “한국교회가 세상을 인도하고 종교 간 갈등을 해소하는 기독교 철학을 고민하고 ‘세상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