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음악극으로 돌아 온 황순원 소설 ‘왕모래’… 애잔한 국악선율 눈물샘 자극

입력 2010-10-31 17:30


작가 황순원의 소설 ‘왕모래’가 낭독음악극으로 재탄생했다. 극단 서울공장과 정가악회가 공연 중인 ‘왕모래’는 텍스트의 상상력을 무대라는 공간에 활짝 펼쳐 놓는다.

음악극답게 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애잔한 국악선율이다. 마름모꼴 무대를 둘러싼 7명의 연주자는 공연 내내 악기를 연주하고 때에 맞춰 배우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왕모래’는 부정적 모성상을 통해 역설적으로 모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어린 돌이는 엄마를 그리워하지만 엄마는 돌이를 떠났다. 한참 후 엄마는 돌아오지만 돌이는 엄마는 아편에 중독돼 있다. 그리고 그동안 엄마의 행적을 알게 된 돌이는 어머니의 목을 조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왕모래’는 텍스트의 축약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만큼 관객은 극을 이해하기 쉽다. 화자는 낭독을 하고 배우는 거기에 맞춰 몸짓으로 연기를 한다. 무대를 통해 표현되는 이미지는 과하지 않아 텍스트를 읽고 상상하는 것처럼 관객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둔다. 11월 7일까지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극장(02-596-0601).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