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설사약 안 먹어도 OK!
입력 2010-10-31 17:25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 건강을 체크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 중 하나지만, 정작 검사 받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장 세정제 복용과 오랜 시간 설사를 해야 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힘들기 때문. 이런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최근 도입돼 호응을 얻고 있다. 일명 ‘설사약을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이다.
이는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을 둘 다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위 내시경 검사를 할 때 내시경의 좁은 구멍을 통해 소장에 직접 장 세정 약물을 주입하기 때문에 장 세정제를 마셔야 하는 고통을 줄여준다. 장 세정제는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기 전 장을 비우기 위해 설사를 유도하는 약물로, 대부분 환자들이 복용 후 구역감이나 구토, 어지러움, 복통 등 부작용을 경험한다.
하지만 설사약을 먹지 않는 내시경의 경우, 장 세정제가 소장으로 직접 투입되기 때문에 구강으로 복용할 때 느낄 수 있는 맛의 불쾌감이나 오심 등이 거의 없다.
또 일반적으로 장 세정제를 복용할 때는 4ℓ의 물을 함께 마셔야 하지만, 소장으로 약물을 주입하는 경우 2ℓ 정도의 물만 마시면 된다. 주사를 통해 약물을 내시경으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장 세정제가 정량 모두 투입되는 장점도 있다. 소화기질환 전문 비에비스나무병원 홍성수 진료부장은 “간혹 장 세정제를 정량 복용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장이 완전히 비워지지 않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없으며 다시 장 세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 시행 전 준비 시간도 줄어든다. 장 세정제를 구강으로 복용하는 경우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장 세척이 되려면 약 5시간 가량 걸리지만, 소장에 직접 장 세정제를 투입하면 그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홍 부장은 “장 세정제 및 4ℓ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힘들거나 장 세정제를 먹고 구토를 일으켜 대장내시경 검사를 포기한 환자들에게 적합한 검사법”이라고 설명했다.
단, 위·대장내시경 검사를 약 2시간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받아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또 병원 입장에선 위 내시경 후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기까지 약 2시간 동안 환자가 편히 장 세정(설사)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때문에 아직은 일부 전문병원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