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기부 1% 나눔] 서울 토브쿠킹스튜디오 운영 윤의진-정순화 부부

입력 2010-10-31 17:44


국민일보-월드휴먼브리지 공동 캠페인 (☎ 02-2277-2131~2)

“수익은 물론 제빵·제과 기술도 나누고 싶어요”


달콤한 쿠키 냄새로 가득 찬 서울 옥수동 토브쿠킹스튜디오. 부부인 윤의진(37)원장과 정순화(35) 부원장이 함께 운영하는 제과제빵 교육 공간이다.

토브(tov)는 히브리어로 ‘행복’이란 뜻.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이곳은 일반 제과학원과 달리 발달장애 학생의 전환교육이나 특별활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신지체가 있는 특수 아동과 청소년들이 특수교육의 일환으로 이곳에 와서 위탁교육을 받는 것. 서울에서는 이곳이 유일하다.

윤·정 부부는 제과업계에서는 베테랑에 속한다. 전문교육 과정을 마쳤고 유명 제과점과 유명 호텔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두 사람은 현재도 윤 원장은 광주중앙고에서, 정 부원장은 장안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사실 특별활동 교육비 일부만을 받고 5∼10명을 지도하는 일이라 수익성은 별로 없어요. 그러나 그만두려고 해도 하나님이 자꾸 시키시는 것 같네요. 모처럼 교실 밖으로 외출해 자신이 만든 쿠키와 빵을 보며 행복해 하는 발달장애 학생들을 차마 뿌리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모태신앙인인 윤 원장은 정 부원장을 제과학원 강사로 함께 근무하다 만났다. 윤 원장이 정 부원장을 전도했다. 2004년 결혼한 부부는 현재 경기도 분당 만나교회에 출석하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동안 달란트를 살려 교회 행사 등과 영성프로그램이 끝난 가정에 케이크를 보내주는 봉사를 하기도 했다. 2년 전 집사 임명을 받고 5세와 6세 된 자매를 둔 정 부원장은 아직 남편으로부터 신앙적인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한다.

“월드휴먼브리지의 1% 나눔운동에 참여하려고 신청을 했습니다. 물론 재정도 1%를 나누겠지만 저희가 가진 제빵·제과 기술도 나누길 원합니다.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저희는 보람도 있고 신앙인으로서도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월드휴먼브리지는 최근 착한 카페연구소를 만들어 빈곤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창업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윤 원장 부부의 봉사 몫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 대상의 정규 과정도 만들고 여건이 맞으면 미혼모나 싱글맘을 대상으로 반을 편성, 제과 기술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주 2회씩 20∼30주 교육을 받으면 직업인으로 자격을 갖출 수 있답니다.”

윤 원장은 “제과점은 보통 100∼150가지의 과자와 빵을 계절별로 만들어 내놓게 된다”며 “제과점을 하려면 이것을 다 만들 수 있어야 하지만 요즘은 커피전문점도 샌드위치와 머핀 등 10여 가지를 만들어 함께 파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 부원장은 사업이 커지면 전문보육시설을 운영하고픈 비전도 내놓았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교육에 대한 달란트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3년째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제과 교육을 하면서 특수교육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두 사람은 이 과정에서 나눔의 중요성도 더욱 깨달았다고 밝힌다.

“나눔은 습관이고 바로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언젠가는 하겠다는 생각은 언제나 생각에만 머물 뿐이죠. 누구든 나눌 것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자신이 가진 것 어떤 것이라도 나누고 봉사하면 타인에게 힘을 북돋아 줄 수 있지요.”

1% 나눔기업이라고 적힌 현판을 달고 나니 확실히 책임감이 생긴다는 윤·정 부부. 비록 작은 것이지만 재능을 나눌 수 있다는 게 그저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