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측에 총격 속셈 뭔가…G20 앞두고 긴장 조성?
입력 2010-10-30 00:41
군 당국은 북한군이 29일 오후 강원도 최전방 우리 군 경계초소(GP)를 향해 2발의 총격을 가한 의도를 다각도로 분석 중이다.
합참은 이 지역이 확성기가 설치된 곳이 아니어서 이번 총격이 천안함 피격사태 이후 우리 군이 재개한 대북심리전과는 관련성이 낮은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 북한은 우리 군이 전방 11개 지역에 대형 확성기를 설치하자 방송이 실시되면 즉각 격파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북한이 제의한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국방부가 거절한 데 따른 불만 표시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30일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가진 북한은 지난 19일 다시 전통문을 보내와 22일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해 왔다. 그러나 우리 측은 “천안함 피격 사태에 대한 북측의 입장과 태도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군사실무회담 개최는 의미가 없다”며 북측 제의를 거절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군사실무회담을 통해 유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한 셈이다.
이에 군사실무회담 북측대표단 대변인은 이날 우리 측의 거부를 비난하며 “대화 거절로 초래되는 북남 관계의 파국적 후과(결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통감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위협이 북한 매체를 통해 전해진 지 수 시간도 지나지 않아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아울러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방문 중임을 노린 의도적 도발일 가능성에도 군은 주목하고 있다. 세계의 이목이 서울로 쏠리자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이번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지난 26~27일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이 양측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된 것도 도발 이유가 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2발만 쏜 것을 볼 때 긴장을 조성하되 남북이 화해 분위기로 가는 것을 저해할 정도까지는 하지 않겠다는 절제된 제한적 위협의 성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군은 그러나 오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둔 양측 GP에는 14.5㎜ 기관총(북한군)과 12.7㎜ K-6 기관총(우리 군)이 설치돼 상호 GP를 겨누고 있다. 이 때문에 기관총을 점검하고 총탄을 갈아 끼울 때 오발이 되면 상대 초소로 날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07년 8월 6일 강원도 인제 북방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우리 GP를 향해 수발의 총격을 가했지만 의도성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군의 조준사격 여부는 30일 유엔사 특별조사팀이 현장에 투입돼 조사가 진행되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