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혈육 못보고… 이산상봉 건강·사망 이유 무산 잇따라
입력 2010-10-29 18:36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금강산에서 실시된다. 그러나 상봉을 앞두고 건강 악화나 사망 등으로 상봉이 무산되는 사례가 속출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29일 “상봉 신청자 100명 가운데 4명이 상봉을 포기해 우리 측은 96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남한 내 가족을 만날 예정이던 북한 측 신청자 3명도 건강 등 개인 사정으로 빠지게 돼 북측 인원은 97명이 됐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남측 상봉자 김영희(82·여)씨는 다음달 3∼5일 금강산에서 북한의 사촌동생을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촌동생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접하고 평생을 기다려온 만남을 포기해야 했다. 김씨의 사촌동생은 남북 사이에 각 100명의 최종 명단이 교환된 20일 이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기선(90)씨는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상봉을 포기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상봉이 결정된 직후 과도하게 긴장해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오인섭(81)씨 역시 최근 심장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었으며, 상봉이 결정된 뒤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옥(83·여)씨는 함께 금강산을 방문하기로 했던 아들이 사고를 당해 상봉을 포기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