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 역사에 무지한 서울시… 20년 역사, 오 시장 축사엔 10년으로
입력 2010-10-29 23:05
“컬렉션을 10년간이나 해온 것은 대단하다”고 거듭 찬사를 보내는 콜린 맥도웰에게 “우리나라는 20년 전부터 컬렉션을 해왔다”고 하자 처음 들었다고 했다.
서울시는 서울패션위크 10주년 행사를 거창하게 하면서도 우리나라 컬렉션 역사 전체에 대해선 함구, 20년의 역사를 딱 절반으로 줄였다.
컬렉션은 일반 패션쇼와는 다르다. 한 해에 두 번씩, 다음 시즌에 유행할 의상을 미리 선보이는 쇼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으로, 패션 문화가 성숙되지 않으면 치르기 힘든 행사다.
오세훈 시장은 25일 10주년 기념행사에서 “2000년 10월 23일 12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출발한 이후 이토록 성공적인 컬렉션으로 자리잡았다”고 치하했다.
겨우 12명이 참가한 컬렉션이라니! 현재의 성공을 드러내기 위해 한국패션의 척박함을 강조한 오 시장의 말은, 사실은 한국패션의 역사를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됐다. 같은 해 11월 10∼12일 20명의 디자이너가 참가한 제21회 서울 스파 컬렉션이 성대히 치러졌기 때문이다.
패션 선진국의 유명 인사, 바이어, 언론인들이 참가한 10주년 행사장에서 우리의 컬렉션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것도 서울을 패션 도시로 키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치러진 행사여서 아쉬움이 더욱 크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