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겨울 코트 트랜드… 단순한 미니멀리즘 카멜색 눈길 끄네∼
입력 2010-10-29 17:41
아니 벌써! 겨울인가보다. 바람이 제법 차갑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하는 말. “나 지난해 이맘때 뭘 입었지? 왜 입을 게 없지?” ‘기습 가을 한파’라는 불청객이 찾아온 이번 주에도 장롱 문을 열고 선 채 이런 말 한 사람 꽤 여럿 있을 게다. 지난해 입었던 코트에 덥석 손이 가지 않았다면 올겨울 쓸만한 코트 한 벌 마련하자.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번 겨울은 혹한과 이상한파가 예상된다니 두툼한 겨울코트는 제몫을 충분히 하고도 남을 듯하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낫다’는 패션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격언. 코트를 사기로 결정했다면 여성복 매장으로 나가보자. 한바퀴 둘러보면 브랜드마다 내놓고 있는 디자인이 눈에 띌 것이다. 단추도 숨길 만큼 아무런 장식도 없는 코트와 견장 금색단추 등을 달아 군복을 떠올리게 하는 코트다. 바로 올겨울 유행스타일로 꼽히는 미니멀리즘과 밀리터리 스타일 코트다. 이밖에 망토 스타일의 케이프, 목과 소맷부리에 모피가 장식된 코트, 아래쪽으로 갈수록 통이 넓어지는 트라페즈 라인 코트, 끝단에서 폭이 좁아져 누에꼬치처럼 생긴 코쿤(cocoon)형 코트도 약방의 감초처럼 끼여 ‘날 봐주세요’라고 유혹할 것이다. 길이는 엉덩이를 살짝 덮거나 무릎이 보이는 정도가 대부분이니 큰 차이가 없을 터이고.
색상은 코트의 대표색인 검정과 함께 카멜색이 유난히 많은 것이 한눈에 보일 듯. 패션 전문가들이 올겨울 유행 경향의 하나로 ‘카멜색의 귀환’을 꼽을 정도이니 전문가가 아니라도 알아챌 수밖에 없다. 거무튀튀, 누르팅팅한 코트들 사이에 터키석을 떠올리게 할 만큼 밝은 하늘색, 정열적인 빨간색, 오렌지빛이 도는 카키색 등 튀는 색상들이 끼여 눈길을 잡아 끌 것이다.
패턴은 무늬가 없는 것이 대부분일 테지만 체크무늬가 군데군데 걸려 있어 한번 돌아보게 될 듯하다. 쿠아 디자인실 배은영 실장은 “단색이 주류를 이루는 것은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볼 수 있고, 체크의 열풍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 드디어 코트에까지 옮겨 온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는 눈에 익은, 털이 보송보송한 알파카보다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들이 더 많이 보일 것이다. 최근 몇 해 동안 최고의 코트 소재로 자리 잡은 알파카를 ‘섬유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캐시미어가 밀어냈다. 모그 디자인실 나효진 실장은 “캐시미어는 가벼우면서도 따뜻하고 실루엣도 딱 떨어지는 최고급 소재”라고 소개했다. 100% 캐시미어도 더러 있지만 울과 캐시미어 혼방이 대부분이다.
쭈욱 훑어봤다면 이제 자신에게 맞는 코트를 고를 차례. 디앤샵 패션의류 채명희 MD는 “한 벌로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다면 목과 소맷부리에 퍼(모피) 장식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퍼가 있을 때와 없을 때는 스타일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헤지스 디자인실 김유빈 실장은 “무채색 코트가 있다면 컬러 코트에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김 실장은 “유행을 타긴 하지만 절제된 디자인과 고급스런 소재로 만든 원색코트는 그 자체만으로 스타일리시하다”고 말했다. 비키 디자인실 김지수 실장은 “튀는 멋을 즐기고 싶다면 밀리터리 코트를 고르라”고 추천했다.
어떤 디자인을 고르든 일주일에 네다섯 번 이상 입을 생각이라면 캐시미어 코트는 피하는 게 좋다. 캐시미어는 최고급 소재여서 하루 입으면 하루는 쉬게 해야 오래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