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체제 인사 가오즈성 딸 WSJ에 투고 “오바마, 아버지 행방 알아봐 주세요”

입력 2010-10-28 21:28

중국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가오즈성(高智晟·44) 변호사의 딸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아버지 행방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 살고 있는 가오 변호사의 딸 그레이스 겅(17)은 28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독자란 투고를 통해 “중국 정부가 6개월 전 아버지를 납치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겅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면 자신의 아버지 행방을 물어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투고에서 “오바마 대통령님, 대통령님도 두 딸의 아버지이시니, 후진타오 주석에게 내 아버지가 어디에 계시는지 그 딸에게 알려주라고 말해주세요”라고 간청했다. 이어 “지난 3월 전화통화했을 때 아버지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는 게 금지됐지만 나는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오 변호사는 지하교회와 파룬궁(法輪功)을 옹호하고 농민권익을 변호해 오다 2006년 말 국가체제 전복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가택연금 상태에 있던 지난해 2월 베이징 자택에서 공안들에게 연행된 뒤 행방이 1년여 동안 묘연했었다. 그는 지난 3월 미국에 있는 부인 겅허(耿和)씨 등 가족과 지인들에게 전화해 “반년 전 이미 석방됐고 신체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면서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하지만 그는 “가족과 재회하고 싶지만 스스로 곤란하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구금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