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제2 배추파동 오나… 생육 부진에 기습 한파까지 겹쳐 비상

입력 2010-10-28 21:30

올해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재배면적 감소에다 생육 부진까지 겹쳐 김장철 제2의 배추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갑자기 찾아온 한파로 출하 시기도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여 김장 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8일 통계청의 2010년 김장 배추·무 재배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김장 배추 재배면적은 1만3540㏊로 지난해의 1만4462㏊에 비해 6.4%인 922㏊나 줄었다.

올해 김장 무 재배면적도 7473㏊로 지난해의 7771㏊보다 3.8%인 298㏊가 감소했다. 김장 무도 파종기에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제때 파종하지 못했고 생육 부진에 따른 재배 실패로 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남도는 전국적으로 김장 배추 수요량이 140만t인 점을 감안할 경우 김장용으로 공급되는 가을배추 공급량이 7만∼8만t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올해 김장 배추 생산량이 6만1000t으로 지난해 7만6000t에 비해 무려 19.7%(1만5000t)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8∼9월 사이 기상 악화로 밭에 옮겨 심는 정식(定植·아주심기) 시기를 놓친 물량이 많아 단위면적 당 생산량 감소로 인해 수확량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도 전년 3만t보다 26.6%(8000t) 줄어든 2만2000t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최근 기습 한파도 배추 값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 등 중부 지방의 김장 배추는 9월 하순∼11월 초순, 충청 이남의 경우 10월 하순∼11월 하순이 수확기여서 기습 한파가 자주 찾아오면 김장철에 맞춰 배추와 무 등 채소들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전남도는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가을배추 적기 출하와 재배면적이 늘어난 겨울배추를 김장철인 12월 중순부터 앞당겨 출하토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배추 주산지인 해남 배추 생산자협의회 등과 협력, 김장철에 소비자들이 값싸게 김장 배추를 구입할 수 있도록 절임배추 10포기에 2만9000원 선에서 사전 주문받아 공급하는 예약판매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김명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김장 배추 값이 전망치보다 다소 오를 수는 있지만 폭등할 우려는 없어 보인다”며 “하지만 김장철이 오기 전 한파가 또 다시 발생한다면 추가적인 피해가 생길 수는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국종합=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