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사나이’ 클리프 리 무너졌다… 8안타 7실점으로 패전투수 멍에
입력 2010-10-28 18:05
포스트시즌 7연승. 최근 3게임 연속 두 자릿 수 삼진. 가을잔치만 되면 패배를 모르던 클리프 리(32·텍사스)가 마침내 무너졌다.
미국 프로야구 최고의 좌완투수 리는 28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펼쳐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맞아 4¼이닝 동안 8피안타 7실점(6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4이닝을 던져 2실점의 짠물 피칭을 했던 리는 이날 충격적인 6자책점으로 무너져 평균자책점이 1.26에서 1.96으로 크게 올랐다.
텍사스는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마운드가 약해 리가 등판하는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만 했지만 이날 패배로 향후 마운드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정규리그 팀 타율 1위(0.276) 텍사스에 장단 14안타를 때려내며 11대 7로 화끈한 화력시범을 보임으로써 56년만의 우승에 자신감을 얻었다.
팀 린스컴(샌프란시스코)과 클리프 리의 사이영상 수상자 간 선발 투수 맞대결은 뜻밖에 초반부터 타격전 양상을 띄었다.
텍사스는 처음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 잔뜩 긴장한 린스컴을 공략해 1, 2회에 각각 1점씩 뽑아 2-0으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3회 선두타자 에드가 렌테리아가 1루수 실책으로 진루하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안드레스 토레스의 몸에 맞는 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프레디 산체스와 버스터 포시가 적시타를 쳐 2-2 동점을 일궈냈다.
사기가 오른 샌프란시스코는 5회 리를 집중 공략했다. 1사 뒤 토레스와 산체스가 연속 2루타를 치면서 역전에 성공한 샌프란시스코는 2사 1, 2루에서 챔피언십시리즈 MVP 코디 로스와 오브리 허프도 적시타를 때려 5-2로 달아났다. 텍사스는 리를 내리고 다렌 올리버를 급하게 투입했지만 우리베가 3점 홈런으로 응수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산체스는 이날 2루타 3개를 포함해 5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3타점을 수확했다. 선발 린스컴은 5¼이닝 동안 4실점하며 부진했지만 타선의 지원 덕분에 생애 첫 월드시리즈 승리를 따냈다. 텍사스는 6회 2점, 9회 3점을 만회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2차전은 29일 오전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