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삼성 “美 마약사범으로 체포 리제트 리 외손녀 보도는 허위”

입력 2010-10-28 18:36


미국에서 마약사범으로 체포된 현지인 리제트 리가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외손녀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삼성이 “명백한 허위”라며 대응에 나섰다.

삼성은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한 TV 방송이 삼성가(家) 3대 상속녀임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보도한 삼성전자 북미법인의 공문이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방송은 미국 연방 검찰이 마약 운반 혐의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리제트 리의 집에서 압수한 문건에 리제트 리가 삼성 오너 일가를 대신해 LA 근처 밴나이스 공항에서 열리는 삼성 관련 행사에 참석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으며 북미법인 기획홍보팀장인 데이비드 스틸 전무의 서명도 기재돼 있다고 보도했다.

기자회견장에 직접 나온 스틸 전무는 “보도된 문건은 내가 작성한 것이 아니며 서명 또한 내 것이 아니다”라면서 ‘진짜 문건’을 공개했다. 리제트 리가 삼성가를 대신해 참석한다는 내용이 없고 서명과 이메일 주소도 다른 문건이었다. 스틸 전무는 지난 6월 밴나이스 공항에 LED TV 판촉행사 장소 임대를 요청하는 공문을 공항 당국과 브로커인 리제트 리에게 보냈는데, 리제트 리가 3개 문장을 멋대로 추가해 문건을 변조했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삼성은 올해 초 아카데미 시상식에 LED TV를 공급하는 사업과 관련해 리제트 리와 처음 접촉했으며 6월에 두 번째 사업을 진행하던 중 리제트 리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마약사범인 리제트 리가 신변 보장을 위해 상속녀라고 주장하고 문서도 사전에 위조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