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포위하라” 美, 본격 견제… 오바마·힐러리 亞지역 잇단 순방 전략 가동
입력 2010-10-28 21:27
‘중국을 포위하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연이어 아시아 지역을 순방한다. 아시아 지역 중시 행보로 볼 수 있다. 유럽 위주 외교를 전개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와는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 외교는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인도와의 관계 증진 등에 박차를 가하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인도 방문과 관련된 브리핑을 가졌다. 다음 달 6일부터 14일까지 아시아 4개국(인도·인도네시아·한국·일본)을 순방하는데, 인도 방문 일정은 따로 설명했다. 그만큼 인도에 주안점을 뒀다.
오바마 대통령은 뭄바이와 뉴델리를 방문하면서 사흘씩이나 체류한다.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이렇게 머무는 일은 거의 없다. 의회 연설도 예정됐고, 양국 상공인의 비즈니스 서밋에도 참석한다. 대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는 눈길 끄는 일정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뒤 맨 처음 맞이한 국빈은 만모한 싱 인도 총리였다. 마이크 프로먼 백악관 국제경제담당 국가안보부보좌관은 “미국은 G20의 맥락에서 인도와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선 무려 58억 달러어치의 무기판매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중국으로서는 역내 라이벌의 군사력 강화가 상당히 신경 쓰일 만하다. 미국의 최우선 정책 중 하나인 대테러 공조방안 논의도 양국 정상이 논의할 주요 의제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27일부터 아시아국 순방을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 수행 외에 다음 달 8일까지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을 방문한다. 클린턴 장관의 아시아 국가 방문은 이번이 일곱 번째이다.
대통령과 국무장관의 잇단 아시아 지역 방문은 미국의 아시아 관여정책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아시아에서 전략적·정치적·다자적 문제와 경제·무역 문제 등 여러 이슈들에 대한 미국의 관여(engagement) 정책을 나타내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점점 강화되는 아시아에서의 중국의 패권적 지위를 견제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은 인도와 아세안(ASEAN) 국가들, 대만, 일본, 한국 등과의 경제·외교·군사적 관계를 증진시키면서 사실상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이 주요 글로벌 이슈에서 미국과 협력할 의사가 별로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대응을 위한 동맹을 구축하며 강경한 접근법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