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0·27 재·보선 참패 후폭풍… 텃밭서 ‘쓴맛’ 본 孫 개혁 나서나
입력 2010-10-28 21:41
‘1승 2패.’ 10·27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다. 취임 후 치른 첫 선거에서 쓴잔을 마신 손학규 대표는 28일 방문한 충남 서산 농가에서 “민주당이 좀 더 겸허한 자세로 반성하고 더 새로워져야 한다는 회초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일단 고개를 숙였지만, 당 지도부와 손 대표 측근들은 선거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눈치다. 한 핵심 당직자는 “지역일꾼을 뽑는 선거여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고, 손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에 이뤄진 공천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선거 결과를 민주당과 손 대표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과 손 대표의 출혈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달랐다. 텃밭 사수를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쳤던 광주 서구청장 선거에서조차 국민참여당에 이어 3위로 밀려난 데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용섭 의원은 고위정책회의에서 광주 서구청장 선거 결과에 대해 “모든 정치적 변화의 시작은 광주에서 왔고, 이번 선거 패배도 광주시민의 이타적 변화의 시작”이라며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의례적 발언으로 넘어가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전혀 예상 못한 빅뱅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남 출신 한 의원은 “그동안 호남 기득권에 안주해 세대교체, 공천개혁 요구를 등한시해온 민주당을 유권자들이 심판한 것”이라는 평가도 내놓았다. 또 당내에선 ‘민주당만으로는 안 된다’는 정서가 텃밭인 호남에까지 확산될 경우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새 지도부가 해법 마련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는 주문도 내놓았다.
취임 이후 민생 탐방 등 외부 활동에 주력해 ‘벌써부터 대권 행보에 나섰다’는 비판에 직면한 손 대표도 당 내부 전열을 정비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손 대표 27일 밤 지도부 워크숍을 열고, 천정배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수권정당을 위한 당 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상향식 공천 방안 등 공천 및 경선제도 혁신, 당원 제도 정비, 당원 참여 제고 방안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키로 했다. 또 전국 정당화를 위한 영남특위, 비정규직특위, 서민생활특위, 보편적복지구현특위 등도 구성키로 했다. 변화와 개혁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현실화하는 동시에 선명한 진보 노선을 구현할 특위를 가동, 한나라당의 ‘좌클릭’ 움직임에 맞서 확실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도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