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이기고 화해하는 아이들… ‘우리 반 선플특공대’

입력 2010-10-28 17:42


우리 반 선플특공대/글 고정욱·그림 한재홍/북스토리아이

연예인을 자살로까지 몰고 가는 인터넷의 악성 댓글(악플)은 ‘IT 강국’ 한국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 당사자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기는 악플의 해로움을 일깨우고 칭찬과 격려의 댓글(선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동화다.

성공초등학교 3학년 유성이는 고물상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발명에 남다른 취미를 갖고 있다. 사건은 유성이가 연필심을 절약하는 아이디어로 전국학생발명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된다. 교감선생님이 교실로 찾아와 유성이를 칭찬하고 어린이신문에 유성이의 인터뷰가 대문짝만하게 실리자 유성이는 스타가 된다. 거제도에서 팬레터까지 날아오고 친구들은 유성이를 부러워한다.

유성이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유성이 기사를 소개한 담임 선생님의 블로그와 유성이의 미니홈피에 유성이를 헐뜯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 유성이 얼굴 토 나오게 생겼다. 못생긴 게 발명했다고 자랑하는 것 봐. ㅋㅋ”

“평생 고물상에서 썩어 버려라. ㅋㅋㅋ”

유성이는 큰 충격을 받는다. 일단 악플을 지웠지만 유성이의 마음속 생채기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새 악플이 또 오른다. 유성이는 이제 두려움을 넘어 공포심을 느낀다.

“숨어서 자신을 잔인하게 짓밟는 사람들을 생각하자 유성이는 갑자기 세상이 두려워졌습니다. 유성이는 컴퓨터를 황급히 끄고 이불을 뒤집어썼습니다. 갑자기 인터넷이 무서워졌습니다.”(48∼49쪽)

담임 선생님이 나서보지만 사태는 악화되고 유성이는 등교를 못하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된다.

문학박사이자 소아마비 1급 지체 장애인으로 살면서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 만들기에 노력해온 저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악플을 이기고 화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악플이 나쁘니 달지 말라고 강요하는 일보다 아이들에게 선플을 달게 하고 직접 뿌듯함을 느껴보라는 것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동심이야말로 우리가 잃지 말아야할 소중한 가치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