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대로 민심 읽을 줄 모르는 민주당

입력 2010-10-28 17:44

민주당은 27일 실시된 광주 서구청장 재선거에서 참패했다. 민주당 후보는 무소속 당선인은 물론, 국민참여당 후보에게도 크게 밀려 3위를 했다. 물론 총선이나 대선과는 판세가 다르겠지만 재선거에서 텃밭인 광주에서 이 정도밖에 표를 얻지 못했다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을 짐작케 한다. 최근 실시된 대선 예비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호남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것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호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야당 지지자들에게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집권 세력이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헛발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 경험이 있는 정당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무책임하다는 소릴 듣기 십상이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 중단에 당의 명운을 걸고 있는 듯하다.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선두에 서 있다. 손 대표는 이달 초 취임한 후 줄곧 ‘4대강 사업=대운하’임을 주장하며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과 함께 반대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했다.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장외투쟁이라도 벌이겠다는 태세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은 합당하지 않다. 전체 공정의 31.4%나 진행된 사업을 중단할 경우 부작용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민주당이 더 잘 알 것이다. 엄청난 환경 재앙이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결사반대하는 낙동강 사업의 경우 경남북의 대다수 기초 지자체와 주민들이 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금처럼 뚜렷한 대안도 없이 사업 중단만 외칠 경우 민심은 더 빠른 속도로 민주당을 떠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남북 문제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책임감이 결여돼 있다. 쌀 40만∼50만t 대북 지원, 금강산 및 개성관광 즉각 재개, 남북 정상회담 조속 재개 등을 줄곧 요구하고 있는데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옹고집이다. 북한으로부터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를 먼저 받아내라는 게 다수 국민의 생각임을 민주당은 왜 모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