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인 3대의 파란만장한 삶… ‘비바리’

입력 2010-10-28 17:34


제주 출신의 방송작가 고봉황(40)씨의 첫 장편 소설.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제주도의 이면에는 ‘한(恨)’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작가는 1948년 4·3사태를 시작으로 60년에 걸친 제주 여자 3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통해 제주의 한을 실감나게 풀어냈다. 이 소설은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과거였던 4·3사태와 그 후유증을 다루지만 굴곡진 역사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그 보다는 철저히 개인사적 입장에서, 남자들이 벌인 집단 광기의 역사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은 제주 여자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이야기한다. 제주 여성들의 질긴 생명력과 마음 먹은 건 반드시 이루고야 마는 집념은 오늘의 제주를 있게 한 뿌리라고 저자는 넌지시 말한다. 영혼을 바쳐서라도 이루고픈 ‘여자의 사랑’도 소설의 한 주제이다(왕의서재·1만1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