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땅밟기 동영상 만행'에 대하여

입력 2010-10-28 09:54


[미션라이프] 기독교인이 단군상을 부수고,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목상을 톱으로 켜고, 불상의 목을 자르고, 심지어 사찰 대웅전에 불을 지른다. 이것을 순수한 기독교 신앙에서 나온 행동으로 볼 수 있을까. 이것을 하나님께서 기드온에게 지시한 명령(삿 6:25~26)을 수행하는 순종의 행동으로 볼 수 있을까. 결론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마음도 헤아릴 줄 모르고, 성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없는 사람들의 소치일 뿐이다.

성경에 담긴 하나님 말씀의 대상과 범위는 누구인가? 성경은 하나님을 믿는 신자용, 즉 하나님의 백성용이다. 그러므로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는 지시는 하나님의 백성이 듣고 지켜야 할 메시지이다. 하나님이라는 믿음의 대상이 있으므로 그분 외에 섬김의 대상을 가져 이중생활 하지 말라는 당연한 메시지이다.

성경의 메시지는 ‘기독교 신앙공동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은 신정(神政) 공동체, 또는 신정국가를 대상으로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 앞서 예로 든 사사기의 기록도 히브리인의 ‘야훼신앙 공동체’에 관한 것이다. 신정국가인 이스라엘에서 야훼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 바알과 아세라 신을 겸하여 섬기고 있는 혼합종교의 문제를 정리하라는 하나님의 지시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신정국가인가?

성경의 말씀을 순종하고 적용돼야 하는 대상은 신정공동체인 교회이다. 기독교인인 당신이 다른 섬김의 대상을 추가로 지니고 있다면 그것을 부수어야 하고, 당신의 교회가 우상을 섬기고 있다면 바로 그것을 척결해야 하는 것이다.

찬양인도자학교 수강생 중 일부가 봉은사에 가서 땅밟기 기도를 하고, 불당에 들어가 기독교식 예배를 드리는 장면을 촬영해서 동영상을 만들었다. 그것이 인터넷에 배포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자랑스러운 일을 해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료를 공개했다고 보인다. 이런 행동이 끊이지 않는 것은 누군가 잘못 안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각 교회 지도자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교인들을 올바로 안내해 주기를 기대한다.

세상에는 우상이 없다. 왜냐하면 각자 현재로서는 자기 나름의 신을 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그것은 우상(다른 신)이 아니고 신이다. 우상숭배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은 교회이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섬긴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예수님 이외에도 의지하고 따르는 섬김의 대상이 있다면 그것이 우상숭배인 것이다.

김현철 목사(침신대 겸임교수·낙태반대운동연합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