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불균형 시정 공감”… 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 “G20서 논의키로”

입력 2010-10-27 18:02

미국과 중국이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목표 설정에 기초적인 토대를 마련했다. 글로벌 무역 불균형 문제는 최근 국제사회에 갈등을 몰고 온 글로벌 환율전쟁의 근본 배경으로 미국 등 무역적자국은 이에 대한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리다오쿠이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칭화대 교수)과 인터뷰에서 중국과 미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목표치 설정 합의에서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리 위원은 “(지난 주말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명목 환율이라는 ‘표면적인 이슈’에서 세계 무역 불균형 시정이라는 ‘실질적인 내용’으로 논점이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무역 흑자 감축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조정을 위해 중국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방향을 잘 잡아 놨다”고 강조했다.

그는 “G20 재무장관 회의 결과는 고무적이었다”면서 “중·미 정부와 다른 나라 정부들이 (경상수지 목표치 설정에) 충분한 이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 위원은 인민은행 정책 입안자가 아닌 자문역이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미국이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4%의 경상수지 목표치 설정을 중국이 지지한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중국의 일부 경제 매체들도 중국 정부가 그 정도 수준의 흑자 목표치 설정에 동의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따라 G20 서울 회의에선 무역불균형 시정 문제가 핵심이슈로 논의되면서 초점이 환율전쟁에서 무역전쟁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인도는 이 문제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프라납 무커지 인도 재무장관은 FT와의 회견에서 “G20이 목표 수치라는 ‘구속복(straitjacket)’을 입히려고 하면 안 된다”면서 “각국의 고유한 해결책에 기반한 포뮬러를 채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가 경상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3.5%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