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주춤… 3분기 GDP 1년 만에 최저
입력 2010-10-27 21:30
수출과 제조업 성장세가 함께 위축되면서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3분기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6.0%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대외악재로 성장동력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은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동기 대비 4.5%, 전분기 대비로는 0.7%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지난해 3분기(1.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기 대비 성장률 역시 2분기 1.4%의 절반에 그친 데다 지난해 4분기 0.2% 성장 이후 최저치다.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원화가치 상승 영향에다 전반적인 세계경기 위축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과 제조업 활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출 증가율은 전기 대비 1.9%로 전분기(7.0%)의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제조업도 2.0% 성장하는 데 그쳐 전기 성장률(5.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농림어업 생산은 일기불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1% 감소하면서 2003년 4분기(-8.0%)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수 부문에서는 휴대전화, 승용차 등의 내구재 지출 확대로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1.3% 증가했다. 건설투자지출은 4대강 사업 등에 따른 토목건설 부문이 전분기 대비 6.0% 오른 데 따른 효과에 힘입어 1.5% 늘었다.
한은은 수치상으로는 다소 성장이 둔화됐지만 민간소비 등 내수가 살아나면서 경기상승세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진 데다 일별 수출 현황을 봐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이 되지 않는 한 6%대의 연평균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은이 1·2분기 높은 성장에 기대면서 지나친 낙관론을 편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실제 민간소비 성장도 고가의 스마트폰 판촉행위 등이 기여한 바가 큰 데다 건설투자도 정작 건물 건설은 전분기 대비 3.9% 감소하는 등 체감 경기는 악화됐다. 향후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가 8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타고 있고 세계경제의 둔화 움직임과 원화 절상으로 수출 여건도 녹록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상무는 “상반기 성적에 낙관하기보다 하반기 경기상승세가 확실히 꺾이고 있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